안녕하세요. 처음 포스팅에 이은 두번째 포스팅이네요.

하루에 하나씩 포스팅하는게 보통일이 아닌걸 알게되었어요.

그래도 꾸준히 왠만하면 빼먹지 않는 딴지네가 될게요.



그럼 저희집 첫째 뭉치를 소개합니다.


뭉치와는 첫 인연이 6년 전 이었어요. 뭉치의 생일이 12년 8월 12일이니 연을 맺은지도 꽤 오랜시간이 흘렀네요. 데려올 때엔 조그마한 아기었고 솜뭉치같이 생겨 뭉치라 이름을 지어줬는데 지금은 어느새 나름 의젓한(?) 아빠가 되어있어 뭉치를 보며 그만큼 시간이 많이 흘렀구나 느껴요. 나이도 이제 저 보다 많답니다. 고양이 나이로 40대. 제가 모시는 어르신이죠. 뭉치를 처음 데려왔을 땐 저희집에 초코푸들이 두마리 있던 때 였는데 희한하게 그땐 사진찍을 생각도 없었고 애들 돌보느랴 바빠서 뭉치의 어릴때 사진은 구할 수 가 없어 아쉬울 뿐 입니다. 나중에 앞집에서 강아지 짖는다는 신고가 들어와 엄마의 아는 친구에게 푸들 두마리를 보내곤 그후 뭉치가 외로울까 둘째 찡찡이를 데려온 계기가 되었지요.




어제 찍은 따끈따끈한 사진이예요. 어때요? 조금은 사자포스가 있나요? 털을 기르면 사자갈퀴처럼 저렇게 되거든요. 저렇게 털이 많이 길었을 때 보면 꼭 정글에 사는 사자처럼 어슬렁어슬렁 지나 다니는데 알고보면 툭 건드리면 반응하고 엄청 엄청 예민보스에 겁쟁이 아빠냥이랍니다. 여러분들 저 포스에 속지마세요ㅎ. 


털이 너무 길어서 한번 미용을 갔다오긴 해야하는데 처음 글에서 말씀 드렸지만 뭉치는 4묘 중 제일 예민한 아이랍니다. 모든 고양이들이 그렇지만 미용을 갔다오면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냥이가 뭉치입니다. 마취 미용이 안좋다는건 알고있지만 우리 뭉치같이 예민한 아이는 마취가 없으면 미용을 할 수 없는 수준이예요. 


한번은 미용을 다녀오고선 배쪽에 상처가 있는거 같아 배를 뒤집어 상처부위를 봐주려 했거든요. 뭉치는 뭐가 마음에 안들면 꼬리를 채찍처럼 양쪽으로 탁탁 치는 버릇이 있어요. 그때도 마취가 덜 풀린 상태에서 고양이들의 가장 취약점인 배를 만지려하니 꼬리를 탁탁 내리치며 세상세상 맘에 안든다는 울음소리, 하악질을 해대는거예요. 근데 저도 성깔이 있다보니 한번 해야하는건 해야겠기에 뭉치와 대전이 펼쳐졌습니다. 





두둥! 경계하는 눈빛. 나를 째려보며 하악거릴때 마다 보이는 뾰족한 송곳니. 날이 선 발톱. 맘에 안든다는 듯 양쪽으로 탁탁 내리치는 꼬리까지. 덤벼볼테면 덤벼봐라 하는 뭉치에게 손을 내밀며 다가간 순간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엎치락 뒷치락 저와 한바탕 난리가 났었어요. 배에 난 뭉치의 상처는 결국 볼 수가 없었고, 제 손에만 저렇게 상처가 남았어요. 물고 뜯고 할퀴고. 분명 발톱까지 깎였음에도 불구하고 만신창이가 된 손과 뭉치를 번갈아 바라보며 한숨밖에 나오질 않더라구요. 이러니 집에서 미용은 꿈에도 못꾸고 매번 미용실에 맡기는데 미용실에 맡길때마다 뭉치 눈치도 보이고 가방엔 들어가려 하지도 않고. 미용한번 다녀오면 뭐가 그리 불만인지 야옹야옹 울어대는 저희집 예민 보스 뭉치입니다. 


여러분은 저처럼 무리하게 예민한 아이에게 덤비지 마세요. 고양이가 할퀸 상처는 깊고 꽤 오랫동안 지워지질 않는답니다. 밖에 나가 누가 제 손만 보면 쌈꾼인지 안다니까요. 오죽했으면 저는 멍멍이들 훈련시킬때 쓰는 두꺼운 장갑 있잖아요? 그거라도 살까 진심 고민했었다니까요?


하지만 미용다녀올 때 빼고는 그래도 이렇게 나름 호기심 많고 애교도 부릴줄 아는 냥이예요. 



언젠가 제가 깜빡 졸고 있었을때 카메라가 켜져있었는지 꾹꾹이를 시도하다 이런 귀염뽀짝한 셀카도 찍어놓을 때면 심쿵 하지요. 또 어떤 때에는 나이는 제일 많이 먹었으면서 그 호기심은 저희집 막내와 견줄 정도로 많아서 이제 6개월 남짓인 째깐이와 장난감 하나로 초딩처럼 다투기도하구요ㅋ.



밥이 없을때면 "밥이없다 닝겐~" 하듯 냐옹냐옹 수다스럽게 화장실까지 쫓아와 부르짖는 미워할래야 미워할수 없는 뭉치예요. 4묘냥 중에 자기가 아쉬울때 표현하는 것 만큼은 제일 잘하는 냥이 랍니다.



집에 택배상자가 있거나 박스가 보였다하면 어떻게든 박스가 미어터져도 아무런 상관하지 않고 그 큰 몸을 꾸깃꾸깃 들이미는 귀여운 박스성애묘구요. 너무 귀엽지 않나요? 캣타워를 사줬는데 박스에서만 노는건 안비밀이예요ㅎ. 



가끔 이렇게 요상한 자세로 잠을 자서 한번씩 웃음을 주는 저희집 첫째입니다. 뭉치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ㅋ. 보기엔 듬직하지만 속은 한 없이 여리고 예민한 뭉치. 



아주 가끔 뭉치와 기싸움을 할 때도 있지만 제가 화를내도 잔소리를 해도 그때 뿐 언제나 제 뒤를 따라와주는 의리파 뭉치입니다. 이 사진 흔들렸지만 참 맘에 드는 사진입니다. 뭔가 뭉치와 교감하는것 같아 자꾸 꺼내보게 되는 사진이예요.



자, 어떻게 저희집 첫째 뭉치의 매력에 조금은 빠지지 않으셨을까요? 가끔 사람들에게 우리 냥이들을 자랑할때면 고양이는 집에서 키우는거 아니다, 고양이는 무섭다, 고양이에게 잘못을 하면 복수를 한다 이런애기 많이 해주시는데요 개개인의 차이겠지만 전 강아지도 좋아하지만 고양이에게 더 빠져있는 냥덕후 입니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에게 저런말이란 상처가 되기도 하고 실례되는 말이예요. 분명 강아지 만큼 매력적이고 표현을 많이 안할 뿐이지 모든 동물이 사랑스런운건 마찬가지 인것 같아요. 다들 살아있는 생명들이잖아요. 


저희집 막내도 길에서 데려왔지만 요새 유기묘, 유기견들이 한없이 늘어나고있어 걱정 또한 많아요. 그만큼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선택하실 땐 신중해주시고 만약 키우고 싶으시다면 평생 나와 함께 할 수 있는지,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지 생각해 보시고 애견샵 보다는 유기견, 유기묘 센터에 가셔도 이쁘고 귀여운 아이들이 지금도 사람의 관심과 따뜻함을 바라고 기다리고 있으니 한번 둘러 봐주세요. 


쓰다보니 저희집 뭉치 자랑에서 유기견, 유기묘 얘기까지 저의 앞뒤 안맞는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구요. 지금도 떠돌아 다니고 있을 모든 유기묘, 유기견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 마무리를 이렇게 짓게 됐네요.


꼭 사지말고 입양하세요.



ㄹㅇ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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